
올해 5월, 연희동에 ‘오자 서울(Oja Seoul)’ 쇼룸이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갤러리 같은 이 공간에선 오자 작가와 제비 작가의 작업, ‘오자크래프트 (Oja Craft)’의 제품을 언제든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 도예를 전공하고 20년 정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오자 작가는 누군가의 요청이 아닌, 나만의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고 2016년 파주로 내려가 도예 작업실을 열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다시 흙을 만지니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평생 흙을 만지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후 2020년 제비 작가가 매니저로 합류하면서 브랜드는 하나의 완전체가 되었다.


초반엔 인센스 홀더, 식기들 위주로 작업하기 시작했는데 플레이트는 가볍고 얇게 만들어 사용감을 좋게 만든 것이 포인트다. 석고를 이용한 슬립 캐스팅 기법으로 완성된 플레이트의 깔끔한 디자인, 그리고 차분한 무채색 톤은 담 기는 음식에 힘을 실어준다. 특별히 쉬는 날 없이 일주일에 5일 이상 작업에 몰두하는 데 최근엔 비정형 오브제가 오자 작가의 주된 관심사다. 어떤 디자인을 정해놓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이 가는 대로 즐기며 작업하는데, 그 자 유로운 멋을 아는 이들은 자연스레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된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도자기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었던 시기였어요. 그리고 저는 항상 그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학생이었죠. 늘 새로운 시도와 실험하던 습관이 결국 저에게 장점이 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은 유럽 도자기 같다는 이야기를, 유럽에 나가면 굉장히 한국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오자 작가의 작품. 앞으로도 해외 전시를 비롯한 제비 작가의 사진 작업 또한 계속해서 이어 나갈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흙이 아닌 유리를 이용한 작품 또한 종종 제작할 계획이라고. 다음엔 어떤 작업을 선보일지 예측이 어렵기에 더욱 궁금해지는 두 작가의 행보. 모양은 바뀔지라도 그들이 도자기에 담아내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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