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긴 여정’이라는 뜻을 가진 ‘르슈망’. 두 명의 파티시에가 함께 앞으로 걸어갈 길이라는 뜻을 담아낸 르슈망은 올해 9월, 길지호, 임석규 셰프가 함께 의기투합해 오픈한 디저트 숍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까눌레를 메인으로 선보이며, 까눌레 모양의 무스케이크나 까눌레를 활용한 음료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마들렌과 피낭시에 같은 구움과자는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 까눌레는 그렇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까눌레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 시작했어요.” 프랑스에서 유학할 당시, 동네 빵집에서 우연히 맛본 까눌레의 달콤한 맛을 잊기 어려웠다는 임 셰프와 예전부터 까눌레를 특히 좋아했다는 길 셰프가 만난 만큼, 르슈망은 까눌레에 진심이다. 매장 입구 바닥에 타일부터 까눌레 모양의 소품도 매장 곳곳에 숨어 있으니 이를 찾는 재미 또한 있다.
까눌레의 본질에 충실하다
르슈망의 까눌레는 식감과 풍미도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몰드에 버터 칠을 하는데, 이 경우 풍미는 살아 있지만 바삭함이 훨씬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르슈망은 천연 밀랍을 사용한다. 그 덕분에 까눌레 겉은 더 바삭하고, 자연스러운 천연 밀랍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다음날이 돼도 바삭한 식감이 살아 있으며 내상 또한 촉촉하고 쫀득한 편이라 더욱 손이 간다. 까눌레에는 다양한 크림을 조합해 7가지 베리에이션을 선보이는데,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말차와 향긋한 유자를 조합한 말차 까눌레가 인기다. 또 제철 식재료를 십분 활용하기에 가을에는 달콤한 밤을 활용한 까눌레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르슈망에서는 쁘띠 갸또를 선보이는데 까눌레 모양을 본떠 만든 시그니처 무스 케 이크를 포함해 디저트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디저트를 먹자마자 맛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너무 어렵고 낯선 조합 보다는 직관적으로 사용된 재료의 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를 위해 평상시에 재료 조합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한다는 두 셰프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공간
르슈망은 이태원 해방촌 안쪽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해방촌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데, 폴딩 도어가 한몫한다. “폴딩 도어를 두어 날씨가 좋을 때면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편하게 햇살 아래에서 디저트를 즐기다 가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어요. 2층에도 바 테이블 바로 앞에 창문을 두어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 하면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체적인 톤은 부드러운 아이보리 빛에 우드 톤의 가구를 배치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으 며, 매장 곳곳에 식물을 두어 그 매력을 더했다. 앉았다가 빨리 일어나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가 아닌, 따스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디저트는 분명 더 달콤하게 느껴질 것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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