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빵에는 안정적인 밀 공급이 필요합니다”
K-베이커리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시대다. 그 성장의 배경에는 균일한 품질과 공급의 안정성을 갖춘 미국 밀의 존재가 있었다. 미국소맥협회 배동찬 대표는 “좋은 빵은 우수한 밀의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미국소 맥협회가 한국의 제과 제빵업계와 함께 걸어갈 길을 들어봤다
Q. 미국소맥협회는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까?
미국소맥협회(U.S. Wheat Associates)는 미국산 밀의 품질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며 무역 장벽을 완화해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기관입니다. 미국의 17개주 밀 위원 회와 USDA(미농무성) 기금으로 운영되며, 15개 해외 사무소를 통해 100 여개국에서 홍보・기술교육・시장정보 제공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미국 밀은 6개 밀 품종이 있으며, 제분업체, 곡물 바이어, 제빵업체, 식품기업 등을 대상으로 구매・품질・기술 관련 세미나, 컨퍼런스, 워크숍 및 교육 등 을 실시합니다. 또한 미국정부기관 수입국 관련기관과 협력해 무역 정책 개선과 원활한 교역 환경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소맥협회는 직접 밀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으며, 전 세계 고객들에게 고품질 미국 밀을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미국산 밀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국은 다양한 기후와 토양 조건을 기반으로 광활한 농업 지역을 보유하고 있어, 특정 지역의 기상 악화가 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밀은 연간 약 5천 5백만 톤 생산되며, 이 중 절반은 미국 내에서 소비되고 나머지 절반은 해외로 수출됩니다. 미국 전 지역에서 6개 맥종이 재배되고 있으며, 각 맥종은 용도에 맞는 고유한 특성을 지니지만 서로 보완적인 맥종도 있기에 블렌딩을 해서 다양한 용도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지에서 수출항까지 이어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체계는 안정적 공급의 핵심 요소입니다. 철로와 수로를 활용한 효율적인 내륙 운송 방식으로 수출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산 밀을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공급원 중 하나로 만듭니다. 물론, 옥수수나 대두에 비해 밀의 수익성이 낮아 경작 면적이 줄어드는 추세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미국 밀 산업이 안정적 공급을 유지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품종 개발과 농업 기술의 혁신 덕분입니다. 농가들은 가뭄이나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활용하고 정밀 농업, *무경운, 윤작 등을 통해 토양을 관리합니다. 물과 비료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려는 노력들이 지속 가능 농업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미국산 밀은 오랜 기간 발전해 온 시스템과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공급망 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갖춘 곡물입니다.
*무경운: 밭을 갈아엎는 ‘경운(耕耘)’ 과정을 생략하고, 기존의 토양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씨를 바로 파종하는 방식이다. 트랙터로 흙을 뒤집지 않기 때문에 토양 교란을 최소화하며 탄소 배출을 감소시킨다.

Q. 현재 한국의 밀 시장에서 미국산 밀은 어떤 위치에 있습니까?
한국은 연간 260만 톤의 제분용 밀을 소비하며, 국내 생산량은 전체의 1~2% 수준에 불과해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합니다. 이 중 미국산 밀이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미국산 밀은 다양한 맥종을 바탕으로 박력분(케이크·과자용), 중력분(다목적용), 강력분(제빵용) 등 모든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호주산 밀은 면류 제품에 많이 사용되며, 캐나다산 밀은 미국산 밀과 블렌딩해 빵용 밀가루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상황에서 미국의 원조로 제공된 미국 밀과 밀가루는 우리 국민들의 배고픔을 해소했고, 제분·제빵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한 업계 종사자들은 미국소맥협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밀의 교역과 품질에 대해 공부했고, 미국의 선진 제빵 기술도 직접 체험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미국산 밀이 수입 밀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후 한국 식품 산업의 고도화와 소비자 니즈의 다양화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밀을 수입하는 구조로 변화했습니다. 비록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 밀은 타 원산지 밀과 경쟁하고 있으나, 이는 한국의 식품 산업의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구 증가가 정체되고 출산율이 낮아 내수 시장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젊은 세대 중심으로 베이커리 제품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라면의 해외 수출 증가는 밀가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품질 좋은 미국산 밀의 안정적 공급은 국내 식품 산업 전체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미국소맥협회와 한국 제과 제빵 산업은 어떤 협력 역사가 있었습니까?
미국소맥협회 한국사무소는 1972년 설립됐습니다. 국내 제빵 인프라가 부족했던 시기부터 장비 지원, 밀가루 지원, 교육 연계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산업에 기여해 왔습니다. 한국제과학교 설립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후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미국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 양성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지금도 제과학교 학생, 현장 제빵인들을 대상으로 연수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매년 밀의 작황과 품질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 제빵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적 조언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제과 제빵 업계는 미국 밀 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입니다.

Q. 한국 제과 제빵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의 제과·제빵 기술은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중소형 베이커리도 해외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류 열풍과 함께 K-베이커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한국 특유의 창의성과 섬세함을 무기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시점입니다. 미국소맥협회는 한국의 제과 제빵 기업이 해외 시장을 검토할 때 필요한 정보 제공, 현지 업체와의 협력, 국제 박람회 참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이며,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나라들도 많습니다. 한국의 제과·제빵 산업의 성장은 미국 밀 생산자와 관련 산업의 성장과도 맞닿아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양국의 산업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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