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아시에(Boissier)’, 이 달콤한 이름은 벌써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2000년대 들어 ‘살롱 뒤 쇼콜라(Salon du Chocolat)’를 창립한 실비 두스(Sylvie Douce)와 프랑수아 장테(François Jeantet)가 부아시에를 인수하며, 브랜드는 과거의 우아함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더 넓은 세상과 만나고 있다. 특히 ‘갤러리 비비안(Galerie Vivienne)’ 내에 최근 새로 문을 연 매장은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케이드인 이 공간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높은 층고를 활용해 옛사탕 상자, 금형 틀, 광고 포스터 등을 전시한 작은 뮤지엄도 마련되어 있어, 부아시에만의 긴 역사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 닻을 내리고, 미래를 향해 몸을 던진다’는 부아시에의 캐치프레이즈가 공간 곳곳에서 느껴진다.

부아시에에는 사탕뿐 아니라 초콜릿, 잼, 마롱 글라세, 차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작년 기준으로 사탕만 1톤 이상 판매됐다고 하니 그 규모를 엿볼 수 있다. 또 세 곳의 파리 지점을 비롯해 백화점, 국제 행사, 오르세 박물관과의 협업 등 적극적인 팝업 활동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부아시에를 방문했을 때, 실비는 부아시에 제품이 한국에서도 많이 판매됐다며 한국 매거진의 방문을 유달리 반가워했다. 매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갤러리 비비안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와 어울리는 부아시에 매장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파스텔 톤의 포장지와 화려한 일러스트, 색색의 사탕과 초콜릿은 마치 명화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특히 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마롱 글라세 셀러의 존재는 압도적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다양한 지역의 밤을 절여 원산지별로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으며, 꼬냑이나 럼에 절인 버전, 초콜릿으로 코팅한 제품도 있다. 또한 딸기 등 과일의 당절임 제품도 있어, 전통 레시피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변주를 시도하는 부아시에의 면모를 보여준다. 긴 역사만큼 흥미로운 점은 부아시에가 여러 문학 작품에도 등장했다는 것이다. 빅토르 위고, 알렉상드르 뒤마, 에밀 졸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작가들이 즐겼던 바로 그 맛을, 오늘날 우리가 그대로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일종의 시간 여행처럼 느껴진다.

이번 방문에서 추천을 받은 제품인 ‘페를 셀레스트(Perles Célestes)’와 마롱 글라세를 맛봤다. 직역하면 ‘천상의 작은 구슬’이라는 뜻의 페를 셀레스트는 입안에 넣는 순간 다른 세계로 이끌리는 듯한 가벼움을 지녔다. 19세기 파리의 우아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체리·장미·민트·라임 맛의 작은 구슬 사탕은 그 시대의 극장과 오페라 관객들을 매료시켰다고 한다. 파우더 박스 형태의 케이스 또한 당시 여성들이 극장에 휴대하던 그때의 디자인을 계승한 것이라고. 입에 넣어보면 겉은 바삭하게 터지고 속에서 향긋한 시럽이 퍼지면서 과일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응축된 향이 입안 한가득 퍼진다. 인공적인 단맛 혹은 향이 아닌, 말 그대로 ‘천상의 한 방울’을 전한다. 종류에 따라 다른 톤의 금색 포장지로 싸인 마롱 글라세는 원산지에 따라 색깔이 미묘하게 다르며, 질감 또한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섬세함을 보여준다. 하나같이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밤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
Info. Boissier
주소 6 rue Vivienne - 75002 Paris, France
전화번호 +33 1 89 29 42 31
영업시간 월~토 11:00~13:30&14:00~19:00 (일 휴무)
인스타그램 @boissierparis
월간 베이커리 뉴스 / 윤미지 특파원 mijithem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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