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부터 변함없이 건강한 빵을 선보이며 전국 각지에 단골이 있는 베이커리, ‘뺑드에코’. 뺑드에코는 김동일 셰프가 직접 키우는 르방을 활용해 정직한 빵을 선보이는 곳이다. 판교, 양평을 거쳐 성수에 자리 잡은 지 올해로 8년 차. 지난 6월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는데 매장엔 기존 단골부터 새로 오는 손님까지 영업시간 내내 빵을 사려고 기다리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매장은 인테리어업을 하는 오랜 단골이 직접 맡아 진행했는데, 매일 한결같이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빵을 굽는 김 셰프의 정직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매장 입구는 튀지 않는 차분한 세이지 톤 으로, 내부는 전체적으로 테라코타 컬러로 구성해 화려함보다는 마음 편안한 공간을 완성했다. 덕분에 입구에서 문을 열기 전부터 빵에 대한 설렘을 지니고 들어갈 수 있다.

건강한 빵이 만드는 이야기
프랑스에서 빵을 배우고 돌아온 후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뒤 본인의 매장을 차리기로 한 김동일 셰프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나와 내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고 타협하지 않았어요. 먹 는 걸로 절대 장난치지 않겠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렇게 건강한 르방을 넣고 빵을 구워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 요즘에야 바게트, 캄파뉴 등 하드 계열빵을 찾는 이들이 많지만, 10 년 전엔 빵에서 신맛이 난다며 상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듣기 일쑤였다 고. “제가 이스트가 들어간 빵을 체질상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빵에 르방을 넣고 빵을 구웠습니다. 처음엔 빵이 시다며 싫다고 하셨다가 먹고서 속이 편한 것을 느낀 분들이 계속해서 재방문하고 입소문이 났 죠.” 르방을 사용하기에 발효 시간이 길고 반죽을 다루기 쉽지 않지만, 그만큼 건강하기에 실제 단골 중에는 당뇨병 환자도 있다고 한다.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빵
스스로 ‘빵쟁이’라고 부르는 김동일 셰프는 누군가는 잠들 시간인 밤 12시, 어김없이 주방에 불 을 밝히고 하루를 시작한 다. 매장에는 ‘르방 크루아상’, ‘브리오슈 낭테르’, ‘퀸아망’ 등 40여 가지 종류의 빵이 가득한데 이를 위해 여전히 주방에서 15시간 이상 서서 일한다. 하루에 바게트만 120개 정도 생산 하는 만큼 여기저기 아픈 곳도 많지만, 멀리서 빵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 건강 때문에 일부러 뺑드에코를 들르는 이들을 위해선 게을러질 수 없다는 김동일 셰프다.

“빵을 통해 번 수익금 일부는 옛날부터 꾸준히 기부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요. 이것이 제가 빵을 하는 이유입니다.” 바게트를 거의 주식으로 먹을 만큼 좋아한다며, 매장에선 본인이 좋아하는 것만 선보인다는 김 셰프 의 말이 오래도록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김동일 셰프의 단골이자 당뇨가 있는 한국화 화가 김선형 교수를 위해 만든 빵. 판교에서부터 단골이었던 김선형 교수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통밀, 호밀, 견과류, 건과일이 아낌없이 듬뿍 들어간 매장의 인기 메뉴다.

짭조름한 스페인산 올리브에 고소한 치즈가 더해져 감칠맛을 자아낸다. 그린 올리브와 블랙 올리브 두 가지 올리브를 넣어 차이를 줬다. 촉촉하면서도 쫀득한 내상을 느낄 수 있으며 옅은 산미가 식욕을 돋운다.

달콤하면서도 씹는 맛이 좋은 무화과와 고소한 피칸을 듬뿍 넣어 완성한 캄파뉴다. 유기농 밀가루와 유기농 통밀가루를 넣고 만들어 건강하면서 빵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구수함이 매력적이다. 씹으면 씹을수 록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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