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신방동에 위치한 베이커리 '몰랑몰랑'은 이 동네의 빵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로 제과 경력 23년차인 이명길 셰프는 몰랑몰랑에서 식빵, 조리빵, 단과자빵, 페이스트리, 쿠키, 샌드위치, 케이크 등 동네빵집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빵과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몰랑몰랑은 4층 건물 중 1층에 위치해 있다. 주황빛 조명 아래 밝게 빛나는 빵들은 매장을 들어선 고객들의 구매욕을 자극시킨다. 4층 공장에서 갓 구워진 빵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내려오며 빵집 안을 빵 향기로 가득 채운다.
이명길 셰프는 2016년 아내와 함께 신방동 뒷골목에 몰랑몰랑을 작게 오픈했다. "연인 시절부터 매일 조금씩 그려왔던 그림의 빵집을 그대로 재현한 곳이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빵을 만들었더니, 그 진심이 고객들에게도 전해진 것 같아요."
이명길 셰프는 빵집을 오픈하고서야 달걀을 못먹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이들이 걱정 없이 빵을 먹을 수 있도록 달걀이 들어가지 않은 식빵을 개발했고, 남은 빵을 재사용하거나 하루 지난 빵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빵을 만들고 판매했다. 그 결과 오픈 6년차에 확장 이전을 해, 현재의 몰랑몰랑을 새롭게 선보였다.
화이트톤의 대리석 바닥과 진열장이 풍기는 깨끗한 느낌, 플렌테리어가 주는 신선한 분위기, 높은 층고 등은 몰랑몰랑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게 만든다. 이명길 셰프는 테이블을 좀 더 줄여서라도 고객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말한다. 또 4층에서 빵을 만드는 것을 알리 없는 고객들은 "도대체 빵을 어디서 만드냐"는 질문을 줄곧 던졌다고 한다. 이 셰프는 리모델링을 통해 1층에 샌드위치 및 케이크 아이싱실을 만들었다. 엄격히 말하면 이 공간 역시 빵을 만드는 곳이 아님에도 고객들의 의문은 이내 사그라들었다. 더불어 몰랑몰랑은 '현장에서 따뜻한 빵을 만들어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몰랑몰랑에는 셰프가 처음 빵을 만졌을 당시부터 늘 만들어오던 빵이 있다. '롱 소시지 양파빵'이라는 조리빵인데, 계속해서 레시피를 업그레이드 해 지금의 빵을 만들었다고 한다. 몰랑몰랑 오픈 초기부터 계속 함께 하는 메뉴이니, 7년도 더 된 장수 제품이다. 30cm 정도 되는 긴 소시지에 적당한 익힘의 양파가 씹는 식감과 맛을 더해 한국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소시지 양파빵처럼 이명길 셰프는 머리속 한편에 제품들의 레시피를 기억해두고 있다가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에 선보인다. "어지간한 제품들은 한 번쯤은 만들어보거나 먹어봤던 빵들이예요. 매거진이나 인스타그램, 세미나 등을 통해서 그 제품들이 다시 한 번 제게 자극을 주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토대로 몰랑몰랑에 맞는 제품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습니다. 유행한다고 무조건 다 따라하지는 않아요. 제 입에 맛있어야 해요. 그러면 고객들 입에도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길 셰프의 제빵 철학은 '첫 입과 끝 입까지 똑같은 맛'이다. 가운데만 크림이 몰려있다거나 무늬만 'ㅇㅇ빵'이라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진심을 다해서 만드는 빵인 만큼 몰랑몰랑의 빵 맛은 이제 신방동을 넘어 천안 전체에 널리 퍼지는 중이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열렸던 '천안 빵빵데이'에서 몰랑몰랑의 티슈 브레드가 입소문을 타 매진 행렬을 이뤘고, 소금빵만 3천 개 이상 판매했다고 한다. 빵빵데이의 여파에 이명길 셰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예전부터 전국적으로 다니면서 벤치마킹을 하는 걸 즐겼어요. 시간이 없어서 예전만큼 다닐 수는 없지만 최대한 다양한 통로로 빵의 트렌드를 읽으려고 해요. 천안 시민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맛있는 빵을 오래도록 선보이고 싶습니다."
몰랑몰랑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통정10로 43-27 1층
인스타그램 @mollangmollang_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혜아 기자 hyeah01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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