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의 세대를 표현하는 웨이브에서 착안한 상호, ‘뉴웨이브 커피 로스 터스(Newwave Coffee Roasters)’. 집에서 인스턴트를 즐기던 1세대 퍼스트 웨이브를 거쳐 카페에서 커피를 사 먹는 세컨드 웨이브 그리고 스페셜티 커피를 뜻하는 써드 웨이브, 그 이상으로 꾸준히 발전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서울 오목교역 인근 자리한 뉴웨이브 커피 로스터스는 오랫동안 로스팅과 로스팅 교육에 매진해 온 유승권 로스 터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관하는 *큐 그레이더(Q-Grader), 알 그레이더(R-Grader), 로스터 패스웨이 등의 자격을 취득함과 동시에 주요 커피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까지 있는, 이른바 베테랑 로스터다. “2013년부터 오픈했으니 어느덧 11년이 흘렀 네요. 1호점은 로스팅을 비롯한 커피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랩(Lab) 실 겸 카페로, 2호점은 좀 더 다채로운 커피를 경험하실 수 있는 카페로 운영 중입니다.”
*큐 그레이더는 아라비카 품종 커피의 품질을 평가하는 감별사, 알 그레이더는 로브스타 품종 커피 품질을 평가하는 감별사다.

뉴웨이브의 연구 공간, 커피 랩
1호점인 뉴웨이브 커피 로스터스를 들어가 보면 여느 카페치고는 높은 테이블을 마주하게 된다. 얼핏 보면 바 테이블 같은 높이인데 이는 커핑에 최적화된 규격의 테이블이다. 처음부터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가 아닌, 랩으로 시작한 덕에 지금까지도 각종 커피 세미나부터 다양한 바리스타와 로스터를 초청하는 비즈니스 커핑까지 모두 이곳에서 진행한다. “십수 년 전에도 해외 유명 카페들은 다 랩을 갖고 있더라고 요. 그곳에서 원두 테스트부터 대회에 출전할 선수들 트레이닝, 커핑도 하면서요. 커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연구 공간을 꾸몄습니다.” 매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면 커다란 로스팅 머신 2대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모든 로스팅을 진행한다. “단 하나의 커피 라인업을 추가하기까지 수많은 커피 샘플을 테스트해요. 그중 좋은 단맛과 밸런스에 집중해 편하게 즐길 수 있고, 마시고 난 뒤 긴 여운이 남는 커피를 지향합니다.”
커피의 기본은 커핑
유승권 대표는 로스터 이지만 큐 그레이더와알 그레이더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그이유를 물어보자 “로 스팅을 잘하기 위한 첫걸음이 커핑”이라고 대답했다. “제가 로스팅한 원두가 잘 로스팅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선 커피의 맛과 향을 잘 감별할 줄 알아야만 합니 다. 맛을 보고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로스터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덕목인 것이죠.” 유 대표가 커피를 배우던 2000년대 초반은 일본 로스터기인 ‘후지로얄’로 강하게 볶아 ‘칼리타’ 혹은 ‘멜리타’ 드리 퍼로 추출한 커피가 트렌디한 커피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직접 볶고 추출하는 커피에 대해 조금 더 섬세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받고 싶던 갈망은 결국 그를 더 전문적인 커핑의 세계로 이끌었다. 또 두 자격은 모두 3년마다 재인증을 거쳐 갱신해야 하므로 평소 술·담배는 물론, 자극적인 음식은 입에 대지 않을 만큼 자기 관리 또한 철저하다. 그리고 이 노력은 뉴웨이브 커피 로스터스 커피의 맛과 향에 여실히 드러난다.
로스팅 철학
로스터마다 각자 본인의 개성이 있는데 유승권 대표는 한 가지 로스팅 프로파일로 모든 커피를 동일하게 로스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두마다 다르게 로스팅하지 않아도 각 원두가 가지고 있는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레 다른 맛과 아로마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흔히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는 다르게 볶아야 한다고 하는데 왜 그래야 하냐고 물으면 정확한 답을 가진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많은 로스터들이 커피 산지, 밀도, 수분 등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봐요. 커피 생두는 농산물이라 상태가 매년 달라지는데 이런 변수를 가지고 다르게 제각각 로스팅 프로파일을 만드는 것보다 하나의 프로파일에 맞추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유승권 대표만의 철학이 있는데 바로 후 블렌딩 작업이다. 생두를 각각 로스팅한 후 블렌딩하는 것인데 선 블렌딩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커피의 맛과 풍미를 위해선 타협할 수 없다고.

로스팅이 배우고 싶다면
유승권 대표는 로스팅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2016년 국내 로스터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로스팅 크래프트’라는 책을 발간했다. 해외 유명 스페셜티 커피 매장, 로스터리 방문 경험 그리고 중미와 아프리카 여러 산지에서 커퍼들과 커핑했던 경험이 모두 녹아 있는 로스팅 필독서로 유명하다. “최대한 쉽게 누구나 로스팅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했습니다. 로스터의 마음은 로스터가 가장 잘 알기에 최대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로 구성했죠. 많은 관심 덕에 조만간 10쇄를 찍을 예정입니다.” 로스팅을 주제로 ‘월간 커피’ 매거진에 기고는 물론이고, 매장 에서는 로스팅 정규 클래스 또한 진행하고 있다. 클래스는 총 9번에 걸쳐 맨투맨으로 진행되며 로스팅 머신 기본 작동법부터 로스팅에 따른 맛 변화, 용도에 따른 로스팅까지 꼼꼼하게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로스팅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으로 불리는 유승권 대표. 다시 태어나도 로스팅을 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눈에는 여전히 열정이 가득했다. “제가 제일 잘하는 일이고 가장 재미있어 하는 일이에요. 로스팅에 정답은 없지만 계속해서 더 많은 분께 제가 가진 노하우를 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올라오는 단맛을 느낄수 있다. 좋은 밸런스로 평소 산미 있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던 이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드립백으로 구성 간편하게 즐겨 보자.


어떻게 로스팅의 매력에 빠지게 되셨나요?
청담동의 한 커피숍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명동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들여온 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커피 생두를 로스팅해야 제가 알고 있는 원두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커피에 더 관심이 생겨서 조금씩 독학하다가 명동 에서 전광수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제대로 로스팅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로스 팅할수록 주위에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크랙이 생길 때 나는 소리까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처음 배울 때부터 2가지 로스팅 머신을 번갈아 가며 다룰 수 있도록 해 주셔서 덕분에 로스팅 머신마다 비교 분석이 가능했고,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계시는 로스팅 머신의 장점은요?
2가지 머신을 사용 중인데 ‘프로밧(Probat)’사의 프로바티노와 ‘기센(Giesen)’ W15를 사용 중입니다. 후지로얄, 이지스터, 태환 등 다양한 로스팅 머신을 사용해 봤는데 이 두 가지가 저와 궁합이 가장 잘 맞더라고요. 커피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과 플레이버를 가장 잘 표현해 주면서도 뛰어난 생산성이 장점 이에요. 특히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게 생두를 볶을 수 있죠. 미국이나 호주의 유명 카페들도 대부분 이 로스팅 머신을 많이 사용하는데 ‘로스팅 머신계의 명품’이라는 별명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커피 시장의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가향 커피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2월, 파나마와 콜롬비아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오렌지 오일이나 과일 믹스에 생두를 담가 향을 입히는 작업을 할 만큼, 세계의 트렌드라고도 할 수 있죠. ‘2023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WBC)’에서 가향 원두가 블렌딩 된 커피로 바리스타가 수상하며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요. 한 입 마시자마자 직관적으로 딸기 향, 복숭아 향 등이 느껴지는 것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더 라고요. 저희 매장에서도 ‘오렌지 봉봉’이라는 가향 커피를 즐기실 수 있는데 열대과일 특유의 상큼함이 청량감 있게 느껴지고, 식으면서 잘 익은 자몽 혹은 오렌지 필의 시트러스 한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많이들 사랑해 주세요!
뉴웨이브 커피 로스터스
주소 서울시 양천구 오목로56길 2
인스타그램 @newwavecoffeeroasters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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