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복궁역 인근을 따라 걷다 보면 프랑스에서나 볼 법한 새하얀 2층짜리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중간중간 자리한 붉은색 꽃과 고동색 나무 창틀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이내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프랑스 콜마르 지방의 무드를 그대로 담아낸 이곳, ‘라프레플루트(Rafre Fruit)’는 생과일 전문 디저트 가게다. 생과일 전문답게 문 앞에서부터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과일을 볼 수 있는데 실제 매장에서 사용하는 생과를 활용해 포토존으로 꾸며 오픈 전부터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는 손님들도 많다. 라프레플루트는 경제학을 공부했던 박성우 대표가 기획한 공간으로 1호점은 성수에, 2호점은 서촌에 위치하고 있다. “1~2인 가구들이 과일 껍질 처리가 귀찮거나 음식물 쓰레기가 생긴다는 이유로 과일을 좋아하지만, 먹지 않는다는 리서치를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또 먹으려고 해도 보통 5~6개씩 묶음으로 판매하는 과일이 대부분이다 보니 구매하기 쉽지 않겠더라 고요. 많은 이들이 쉽고 편하게 과일을 먹을 수 있도록 디저 트로 만들어 보자 마음먹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과일에 진심인 편
라프레플루트는 ‘상쾌하게 하는’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Rafr aîchissant’와 과일(Fruit)을 합쳐 ‘신선한 과일’이라는 뜻을 담았다. 상호에서도 드러나듯 과일에 진심인데 복숭아는 감곡에 위치한 복숭아 명인에게, 애플망고는 신라호텔에 납품 하는 농장인 ‘제주테마농원’에서만 들여온다. “과일을 메인 으로 하는 디저트를 만들다 보니 과일 자체의 당도와 신선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최상의 과일만을 취급하기 위해 직접 농장에 찾아가 과일이 자라나는 환경을 보고 농부와 미팅 끝에 높은 당도의 과일들만 들여옵니다.” 지정된 농장에서만 과일을 들여오기에 품질 또한 기복 없이 거의 일정하고, 설탕의 단맛이 아닌 자연의 달콤함에 손님들 또한 믿고 먹을 수 있다. 시즌별로 딸기, 애플망고, 복숭아, 무화과 등 메인 과일이 변경되는데, 모든 과일은 당도 선별기를 통해 선별된 것들만 사용하고 있다.

묵직한 과일 무게
과일을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것은 ‘과일밭케이크’ 다. 위아래 케이크 시트 가운데 압도적인 양의 과일이 칼각으로 샌드되어 있는데 과일 무게로 인해 케이크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케이크 시트에는 따로 시럽을 바르지 않는다. 시럽을 바르지 않아도 부드러운 시트 덕분에 크림과 함께 과일을 맛보면 그 부드 러움과 달콤함에 이내 놀라고 만다. “케이크를 먹는다”가 아닌, “과일을 퍼먹는다”라고 표현하는 후기에는 넘칠 듯 가득 담겨 있는 과일 사진이 빠지지 않는다. 케이크 외에도 빙수, 파르페, 아이스크림 등 제철 과일을 담은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며 단골을 모으는 중이다.

남프랑스 가정집 무드
라프레플루트 서촌점은 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1층엔 다양한 과일을 디스플레이해 과일 가게처럼 꾸몄다. 형형색색의 과일들이 눈을 즐겁게 하는데 실제 매장에서 사용 하는 복숭아를 이곳에서 후숙하여 사용한다고. 생과와 가짜 과일 모형이 섞여 있으니 자세히 들여다보며 비교하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다. 또 2층엔 프랑스 소도시의 한가정집 분위기를 담기 위해 테이블을 빡빡하게 채우지 않고 비워 최대한 편안한 분위 기를 완성했다. 흰 벽지에 원목 테이블과 의자, 창틀은 실제 가정집이라고 해도 믿을수 있을 정도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특히 플랜테리어에 가장 많이 신경 썼다고 하는 데, 곳곳에 자리한 화려한 색감의 조화는 프랑스 무드를 완성시킨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으면 바깥으로 붉은색 꽃들이 보이며 순식간에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 이곳에 앉아 디저트를 즐겨 보는 것을 추천한다.


라프레플루트의 맛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해 1~2인 가구들을 위한 과일 꾸러미도 판매해 보고 싶다는 박성우 대표. 조금씩 다양한 과일을 맛보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2~3가지 과일을 소량씩 묶어 선보일 예정이다. 또 조만간 서촌점에 서는 브런치 메뉴들도 만나볼 수 있다. “달콤한 과일을 곁들인 프렌치 토스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언제나 변함없이 신선한 과일 디저트를 맛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에서 만나는 프랑스 콜마르, 그리고 그 안에서 즐기는 과일 디저트는 잊지 못할 달콤함을 선물할 테니 소중한 이들과 함께 뜻 깊은 시간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우유 얼음 위에 한가득 올라간 무화과는 얼핏 보기에도 상당한 양을 자랑한다. 최상급 무화과만을 선별해 제공하니 먼저 과일을 맛본 후 빙수를 먹어 보자. 지리산 뱀사골의 깊은 산속에서 채밀한 벌꿀집도 함께 제공되니 꼭 곁들여 먹어 보길.

바삭한 초코 그래놀라 위에 상큼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올렸다. 그리고 위에 밤 페이스트를 짜 올려 몽블랑을 연상케 한다. 중간중간 더해진 달콤한 무화과가 밤과 어우러 지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달콤한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복숭아와 애플망고를 사용한 케이크다. 빵보다 과일이 더 많이 들어가는 케이크로 입안 가득 과일의 달콤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케이크 시트 사이 칼각으로 샌드되어 있는 무화과가 압도적이다. 부드러운 케이크의 식감 또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라프레플루트 서촌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53-30 1, 2층
인스타그램 @rafre_fruit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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