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제 베이커리



상수역 초입, 골목을 굽이굽이 들어가면 카스텔라 전문점 ‘근제 베이 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붉은 벽돌 위에 흰 글씨로 쓰인 ‘GEUNJE BAKERY’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근제(謹製)’는 ‘마음을 담아 짓거 나 만듦’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먹는 사람을 떠올리며 만들어, 어떠한 첨가제도 사용하지 않고 좋은 재료만을 엄선하여 마음이 담긴 빵을 굽는다. 퐁신퐁신한 정육면체에 먹음직스럽게 입힌 구움 색이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보이는 것처럼 푹신하고 가벼우며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을 가졌다. 카스텔라는 플레인, 카카오, 녹차, 얼그레이로 총 4가지 종류다. 플레인은 상단에 슈거파우더를 뿌린 후 토치질을 해 캐러멜의 풍미가 돋보이고 나머지 3종류도 주재료의 향미가 은은히 더해져 부담 없이 한 개를 전부 먹을 수 있다. 카스텔라와 함께 소금빵과 꿀 소금빵도 판매하는데, ‘겉바속촉’의 식감으로 카스텔라 못지 않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펠앤콜



코발트블루 컬러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더하듯 벽면에 빼곡히 걸린 ‘블루리본 서베이’ 증표들. 검증된 맛집의 아이스크림을 경험하고 싶어 방문했다. ‘펠앤콜’은 인 공 색소와 감미료는 사용하지 않고 우유와 프랑스 생크 림, 유기농 비정제 설탕같이 건강한 식재료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아이스크림 라인업은 시즌에 따라 주기적으로 바뀌며 SNS에 ‘오늘의 메뉴’를 업로드한다. 쇼케이스에 자필로 적힌 메뉴명을 찬찬히 보던 중 눈에 띈 ‘깻잎’. 옅은 초록빛 곳곳에 짙은 깻잎 조각이 콕콕 박혀 흔적을 남겼다. 이 외에 꿀 밤, 황금 버터, 망고 등 여러 식재료의 매력을 아이스크림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한 비건과 반려견을 위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쫀득 한 식감의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거나 이색적인 아이스크림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에 방문해 보길.
버터인 이유



매장 앞 거대한 트리와 안에 수북이 쌓인 선물상자가 따뜻한 유럽의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킨다. 프랑스 버터와 밀가루를 사용 해 깊은 풍미를 머금은 크루아상과 ‘겉바속촉’ 소프트 바게트를 만든다. 주문과 동시에 리베이킹 해서 제공돼, 언제든 따뜻한 빵을 먹을 수 있다. 시그니처인 수제 버터크림 3종은 오로지 100% 버터로만 만들어 생크림과 크림치즈, 인공 첨가물과 식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따뜻한 바게트 혹은 크루아상에 버터크림을 부드럽게 발라 먹으면 한층 더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따뜻한 라떼에 크루아상을 찍어 먹는 것도 추천해 본다. 메뉴 구성과 매장 곳곳에 붙어 있는 인테리어 버터 사진들, 매장명 등 모든 요소에서 버터에 진심인 면모가 느껴진다.
플랑


프랑스식 에그타르트 플랑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맛볼 수 있다. ‘플랑(Flan)’은 오너 셰프가 프랑스 여행을 떠났을 때 어느 시골집에서 할머니한테 대접받은 간식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투박한 플랑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에서 영감을 받았다. 따뜻했던 경험과 전문적인 기술을 합쳐 지금의 플랑이 탄생한 것이다. 매장은 테이크아웃 전문이며 진열대에 오직 플랑으로만 가득하다. 빼곡히 진열된 플랑을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한입엔 사블레의 단단함을, 또 한입엔 부드러운 텍스처를, 마지막 한입엔 깊은 바닐라의 풍미를 느껴보자. 플랑의 정석을 접하게 될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선물용으로 제격이니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
베니케이크



미국 1970~1980년대 빈티지한 무드의 케이크로 많은 사랑을 받 는 ‘베니케이크’. 아기자기한 케이크 레터링 영상으로 41.4만 명이라는 수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 베이킹 시장에 빈티지 레터링 케이크를 유행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퐁신한 제누아즈에 우유 생크림으로 아이싱해 ‘알록달록하고 디자인적 요소가 많이 들어간 케이크는 맛없다’는 편견을 깨준다. 매장 곳곳에는 빈티지한 미국 감성의 소품들로 가득하다. 컬러풀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베니케이크엔 시그니처 캐릭터인 ‘베베’와 ‘니니’가 있는데, 베베와 니니로 저마다의 케이크에 스토리를 담았다고 한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케이크 한 조각을 먹으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상상해 보자. 왠지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며 괜스레 설레는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몽슈와



‘몽슈와’는 한 번도 방문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방문한 사람은 없다. 프랑스 디저트와 비엔누아즈리를 선보여 프랑스식 베이커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그야말로 아지트다. 메뉴의 라인업은 고정된 시그니처 디저트 2~3개를 제외하면 주기적으로 바뀐다. 그리고 즉흥적으로 새로운 디저트가 나오기도 하는 데, 오너 셰프가 이른 새벽 농산물 센터에 가서 신선 한 식재료를 고르고 그에 맞게 디저트를 제작하기 때문이다. 진열대 안 디저트 앞에는 제품명 외에 다른 부가적인 설명은 없다. 직원에게 제품명을 말하면 맛 을 자세히 설명해주니, 이야기를 들으며 디저트를 오감으로 느껴보자. 놀이터처럼 편하게 와서 디저트를 즐기고 프랑스 정통 제과를 만나고 싶다면 이곳 몽슈 와를 추천한다.
월간 베이커리 뉴스 / 황지온 기자 hwangjion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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