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국내에서 츄로스는 놀이공원에 가야 먹을 수 있 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을 때 세상에 등장한 ‘츄 로101(Churro101)’. 갓 튀긴 바삭한 츄로스와 함께 따뜻 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츄로스 전문점으로 매년 꾸준히 사랑받으며 점차 이름을 알린다. 그리고 국내 최초 맛집 안내서인 ‘블루리본 서베이’에 13년 연속 소개되며 2023 년 9월, 3호점인 성수점을 오픈한다. 다른 지점과는 달리 스페인 특유의 감성을 가득 담아낸 성수점은 외관은 물론 내부 테이블, 소품 하나까지 최선아 대표의 손길이 안 닿 은 곳이 없다. “‘정말 내공 있는 츄로스 전문점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기존 저희 브랜드 이미지와는 아예 다르 게 인테리어 했어요. 스페인에 있을 법한 카페 느낌을 살 렸습니다.”


스페인 츄로스를 만들다
호주 르꼬르동블루를 졸업한 최선아 대표는 국내에 돌아와서도 호주에서 자주 먹던 츄 로스를 떠올린다. 그렇게 한국에서 츄로스 전문점을 시작하기 전 직접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산세바스티안 등 여러 지역을 다니며 다양한 츄로스를 직접 먹어본 최 대표 는 원하는 식감을 캐치해 그대로 구현한다. 츄로101은 츄로스라는 단어에 ‘101’을 붙인 합성어로, ‘츄로스의 정석’을 뜻한다. 101이라는 숫자가 명사 뒤에 붙으면 ‘개론의’, ‘기본 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간단한 이름 덕에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되 는 것은 물론, 스페인 정통 츄로스를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큰 인기를 얻는다.

열정이 만들어 낸 맛
츄로스를 맛본 손님들 중 “제가 스페인에서 먹어본 츄로스는 이것보다 훨씬 폭신했어 요”, “스페인에서 먹었던 츄로스는 더 바삭했던 것 같은데”처럼 하나의 츄로스에도 다 양한 피드백이 들려온다. 김치가 지역마다 특징이 조금씩 다른 것처럼, 스페인에서도 지역마다 츄로스의 식감과 맛이 다르다고 한다. “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츄로 스가 가장 좋더라고요. 그 식감을 살릴 수 있도록 재료를 배합했습니다.” 반죽에 각별 한 애정을 쏟는 만큼 츄로101은 소량의 반죽을 하루에 여러 번 만든다. 우스갯소리로 반죽을 매일 생산이 아닌 튀기기 직전 생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반죽이 날씨와 습도 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금세 질어질 때가 많아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둘 수가 없어요. 날 씨에 따라 반죽의 배합을 조금씩 다르게 합니다.” 또한 츄로스를 찍어 먹는 초콜릿 딥 소스, 필링에 들어가는 초콜릿 크림, 츄로스 겉에 입히는 초콜릿 레시피를 모두 다르게 만들었다. 이 또한 소량씩 자주 만든다. 딥 소스는 먹기 직전 끓여 먹는 것이 가장 맛있 다고 생각하는 최 대표 덕에 늘 가게 앞에서는 진한 초콜릿 향이 풍긴다.


눈치채지 못하는 부분까지
성수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페인 분위기는 대충 흉내낸 것이 아닌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구성했기에 가능했다. 곳곳에 자리한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조명부터 액자 와 꽃무늬 천까지. 최선아 대표가 오롯이 맡아서 소품부터 전반적인 인테리어를 구성한 덕에 통일감 있는 분위기가 완성됐다. 직선보다는 곡선을 강조한 스페인 가우디 건축 양 식을 참고해 테이블 모서리까지 곡선으로 제작하는 등 손님은 모를 수 있지만 작은 부 분 하나까지 신경 쓴 덕에 성수동 속 스페인에서 츄로스를 먹는 경험을 선물하게 된다.
스페인풍 벽화
스페인 감성이 가득한 츄로101의 포인트 중 하나로 외관에 자리한 벽화(본 기사 첫 페 이지 사진 참고)를 빼놓을 수 없다. 두 명의 여자가 테이블에 앉아 함께 츄로스를 나눠 먹는 모습 아래에는 ‘BETTER THAN A BOYFRIEND(남자친구보다 낫다)’라는 문구 가 눈에 띈다. “기발한 슬로건이 하나 있었으면 했어요. 한창 연애 중인데 이것보다 더 좋다면 최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절대 실망시키 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담았죠.” 이 문구가 적힌 벽화 앞에서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었으면 한다는 최 대표의 마음을 읽기라고 한 것처럼 너도나도 츄로스를 들고 벽화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자연스레 홍보에 동 참하는 중이다.

츄로스=츄로101
간혹 하루에 여러 번 방문해 츄로스를 사 먹는 손님을 볼 때 그렇게 뿌듯 할 수 없다는 최선아 대표. 초콜릿 딥 소스를 박박 긁어 먹는 손님들을 보 며 남몰래 행복을 삼킨다. 앞으로는 유럽식 가정 브런치 메뉴 또한 선보 일 계획이다. “레시피는 이미 준비되어 있어요. 꼼꼼히 준비해서 성수동 에서 스페인의 맛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츄로101의 스페인 츄로스가 선물하는 특별한 추억을 기대해 보자.



츄로101 성수점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덕정길 70 1층
인스타그램 @churro101korea
월간 베이커리 뉴스 / 박다솔 기자 bbbogiii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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